모르는 이의 무덤가에서 엉겅퀴를 발견했는데 너무 예뻐서 탄복했다.
여름의 끝자락이나 초가을에 한창 이었는데...
그래서 모드를 이것 저것 번갈아 바꾸어 가면서 찍어보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아침 설겆이 얼른 해치우고 약 이십분쯤 빠른 걸음으로
올라가면 작은 언덕같은 아담한 동네 산에 도착한다.
한시간 알람 맞추고 핸드폰의 저장 음악 들으면서 올라가면 금방 도착한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랑 '대부'의 삽입곡 두곡 들으면서 훌라후프도 하고
안치환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와 폴앙카의 '다이아나'들으면서
자전거 패달밟기도 한다.
이 승철이 허스키한 음성으로 '이름모를 소녀'를
부르면 심수봉의 '그 겨울의 찻집'이 뒤를 잇는다.
여기 저기 놓인 여러가지 운동기구에 한번씩 등허리를 쭈욱 펴 보기도 하고
남들이 하는거 슬쩍 봐두었다가 따라 해 보기도 한다.
가난한 우리 동네에도 엄청나게 많은 종류의 운동기구가 구비되어 있어
부지런하기만 하면 공짜로 몸관리를 할수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한바퀴 휘돌아 어느 가족 묘지에 이르면 잘자란 잔디나 풀잎들이
고운 빛으로 슬슬 변해가는 모습이 고와서
바닥에 퍼질러 앉아 사진을 찍는건지 노는건지 하다보면
한시간 알람이 무슨 소용이랴 두시간이 훌쩍 달아난다.
사진 찍기 연습도 되고 돈이 드는것도 아니니 얼마나 좋은 놀이 인가
어제는 제법 많든 구절초들이 오늘은 몇송이 남지 않았다.
머지않아 푸른잎과 단풍든 잎새들도 사그라들것이고 나의 놀이도 끝이 나리라.
'그 겨울의 찻집'이 다시 흐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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