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에서
- 최영미 -
피는건 힘들어도
지는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가는 그대여.
꾳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우리들 모두 그렇지요.
아름답던 순간은 너무나
짧았든것 같습니다.
시인은 내 맘에 꼭 드는
생각을 하네요.
'해인사를 거닐다'란 산문집에 실린 글입니다.
살만큼 인생을 살아오신 분들의 산문모음집인데
소박한 인간미가 느껴집니다.
저같은 사람이 읽어도
부담이 없고 따사로운 오월의 햇살같은
말씀들이 속마음까지 풀리는
그런 글들이 참 좋았습니다.
내 귀여운 두넘의 어릴쩍 사진.
시골 밭두렁에서.
음악은 새벽아우가 새벽빠에 올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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