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은 차에다가 두고 왔단다.
세넘이 설치면 반정신은 나간 듯한데 한복 안입어도 고마 괜찮다.
'나중에 외갓집에 가서는 입혀라.'
덩치들도 커지고 저희끼리 꿍꿍이 의논도 한다.
두집 식두들이 어제 와서 오늘 점심후에는 외가로 모두 가버린다.
큰일을 치룬 뒤처럼 홀가분하다.
힘들었지만 당분간은 반찬도 넉넉하고
용돈도 생겼고 개구장이들도 싫컷 봤고.
둘이 사는 게 이젠 편안해 진듯하다.
습관이란 참 무서운거구나,
자식이 아니라 客이 되어버렸으니.
손님은 올때는 좋지만 가면 더 좋은 게 맞다.
새해에는 작은 애도 후손이 생기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