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那里

임형석의 한자 歲時記 <128> 那里
어찌 나(邑-4) 마을 리(里-0)

 
  
  큰 키의 참나리. 별 모양으로 활짝 핀 당당한 꽃이다.
 
那里는 '나리꽃'을 가리키는 우리 한자말.

나리의 한자말은 望春(망춘)이다.

새하얀 百合(백합)꽃과 나리의 생김새는 같다.

다만 百合과 달리 주황빛 바탕에 검은 점이 찍힌 게 다르다.

나리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보통 참나리를 가리킨다.

고려 때는 犬乃里花(견내리화) 大角那里(대각나리)란 말을 썼단다.

犬乃里花란 '개나리꽃'을 한자로 옮긴 것이다.

 

犬은 개, 乃里는 那里처럼 나리라는 소리를 옮겼다. 개나리는 봄에 피는 꽃으로 알고 있다. 하나,

개나리란 말이 꼭 봄꽃인 개나리만 가리키진 않는다.

平安道(평안도)와 咸鏡道(함경도)처럼 북쪽 지방에선 참나리를 개나리라 부르기도 한단다.

 

옛말은 개나리로 개나리와 참나리를 함께 부른 모양.

요즈음 서양 나리를 가리키는 말로 쓰는 百合은 본디 나리의 뿌리를 가리키는 말. 약재로 쓰는 나리 뿌리의 이름이 본디 百合이다.

 

 東醫寶鑑(동의보감)은 那里를 '개나리불휘'라고 풀었다.

 '불휘 기픈 남간 바라매 아니 뮐쌔 곶 됴코 여름 하나니'. 龍飛御天歌(용비어천가)의 한 구절이다. 불휘는 뿌리의 옛말. '개나리불휘'는 개나리 뿌리란 말이지만 사실 참나리 뿌리이다. 노란 꽃의 개나리나무 밑동을 뒤져봐야 헛일이다.

那裏(나리)는 '저기' '어디' '어떻게'라는 뜻의 중국말. 글자꼴을 간략하게 줄여 那里라고도 쓴다.

 

 百合은 본디 '온갖 것이 합쳐져 있다'는 뜻.

나리 종류의 뿌리는 비늘 모양의 알맹이가 여럿 뭉쳐나기 때문이다.

 이제 나리꽃이 피는 철이다.

나리꽃을 보며 那里百合, 우리가 어떻게 뭉칠지 고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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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리에 그렇게 깊은 뜻이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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