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최양일 배우: 기타노 다케시, 오다기리 조, 아라이 히로후미
키워드: 가족, 소설원작
부제-'최양일 감독에게는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
기타노 다케시 (Takeshi Kitano) - 배우/감독/각본/편집 1947 년 출생
최양일 (Yoichi Sai) - 배우/감독/각본 1949 년 출생
마츠시게 유타카 (Yutaka Matsushige) - 배우 1963 년 출생
스즈키 교우카 (Kyoka Suzuki) - 배우 1968 년 출생
이토 아츠시 (Atsushi Ito) - 배우 1983 년 출생
한 남자가 있었다. 1923년 오사카로 건너가는 배에 몸을 실은 앳된 청년 김준평. 풍요와 희망의 새 세상을 꿈꾸는 해맑은 얼굴이 클로즈업되고 나면, 십수년 뒤 동일 인물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광포해진 그(기타노 다케시)가 ‘집으로’ 귀환하던 그 밤으로 이어진다.
강간으로 아내 삼은 여인(스즈키 교카)을 저버리고, 친지의 피와 땀을 쥐어짜 돈을 모으고, 가족과 이웃을 무자비한 폭력으로 굴복시킨 사람. <피와 뼈>는 “아버지는 내 인생을 가로막는 장벽이었다”고 단언하는 아들 마사오(아라이 히로후미)의 시선으로, 어디에서도 본 적 없지만,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그 남자가 사는 법’을 소개한다.
최양일 감독이 6년을 투자해 양석일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피와 뼈>는 재일동포 1세대의 파란만장한 일본 정착에 관한 이야기지만, 초점은 ‘시대’가 아니라 ‘인간’이다.
김준평은 민족과 사상이 대두됐던 시대의 물결과는 상관없이 살아간 인물로, 가장 가까운 사람들인 가족부터 재일조선인 집단에 이르기까지, 강간과 폭력과 착취를 통해 그들을 지배하고 군림했다.
유난히 아낀 애인에 대한 순정이나 공동체의 지도자라는 책임감 같은 의외의 면들이 드러나기도 하지만, 그의 악행을 상쇄해줄 정도는 아니다. 고독하고 초라해진 말년에도, 그는 회개하지 않는다.
무엇 때문에 변하게 됐는지 ‘변명’도 하지 않는다. 다만, “낯선 세상에서 말을 갖지 못한 소년이 욕망과 희망을 폭력으로 언어화한 것”이라던 감독의 변으로, 그를 아주 조금 연민할 수 있을 뿐이다.
처절하고 잔혹한 영화다., 연출을 겸하지 않은 출연작은 14년 만에 처음이라는 기타노 다케시의 카리스마에 빚지고 있다.
설명되지 않는 김준평의 속내는, 무표정한 기타노의 얼굴과 닮은꼴이다.
구더기가 들끓는 돼지고기를 씹어 삼키던 그의 얼굴은,
비릿하고 끈적한 생존 본능에 자신을 내던진 괴물의 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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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 가까운 시간 불쑥 나타난 영화. 막 시작하려는 찰나였다.
먹고싶은 음식을 우연히 만난듯 바짝 다가앉았다.
잠은 천리나 달아나고 내 시선은 억지로 갖다 붙인듯 화면에 찰싹 붙었다..
심성이 너무 곱거나 심약하거나 보드라운 사람은 내 취향에 몸서리칠지도 모른다.
사람이 이만큼 잔인할수도 있구나 끝까지 잠시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했다.
최양일감독은 모델이 자신의 부친이었다고 했다.
결코 존재하지 않을 캐릭터는 아니다.
그렇지만 정말 인간의 야수성은 끝이 어디일까.
기타노 다케시란 배우의 표정연기는 그가 곧 김준평이 틀림없다고 각인시켜주는듯했다.
나는 사실 그를 만나고 싶었다. 소문난 그 사내가 표현하는 김준평을.
역시 실망시키지 않았다.
암만생각해도 그는 '감준평' 스럽다.
다른 형의 사람으로 상상할수없다.
안되겠네.
또 다른 기타노 다케시를 찾아봐야겠다.
그래서 이 더러운 기분에서 헤어나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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