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학교에 오랫만에 올라갔더니 앙증맞은 꽃사과가 아직도 나무에 매달려 있고땅에도 떨어져있길래 몇알 줏어왔다.
난같은 가는 줄기에 하얀 꽃봉오리가 금방 열릴듯한 매혹적인 자태가 너무 요염하더라. 이름은 몰라.
사용된 폭죽은 총 8만발로 약 15억원 어치에 달했다.
88올림픽 불꽃놀이에 사용된 1만5000발의 5배, 서울 불축제의 4배를 뛰어넘는 규모'.
16일 밤 치르진 APEC 기념 불꽃쇼의 씀씀이 규모이다.
잔치를 치를 때 그 집안의 재정을 생각하면서 걸맞게 하는 것이 예의가 아닐까.
살림살이 규모는 아랑곳하지 않은 그런 씀씀이가 과연 칭찬받아야 할 일인지 의문이다.
한시간을 눈을 즐겁게 했으니 그만 이해하자고 생각을 하려 해도 한숨이 절로 나온다.
본래 없는 사람이 남의 눈치 보느라고 빚이라도 끌어대 있는 척 하느라고
가랑이가 찢어지는 줄 모르는 법이다.
시민들의 의식도 바닥이었다.
이날 불꽃놀이 구경을 위해 광안리에 갔을 때 건널목도 아니고 시간에 쫓기는 순간도
아닌데 마구잡이로 차들의 사이로 이리 저리 건너는 모습이 무질서의 극치였다.
나도 모르게 길을 가로지르는 사람의 옷깃을 잡았다. 너무 놀라서.
돌아오는 길은 온통 쓰레기 천지였고,
버스나 지하철을 타거나 내릴 때도 도무지 질서라곤 찾을 수가 없었다.
줄서기와 내리고 타기 같은 기본적인 질서의식도 바닥인데 말해서 뭘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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