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대로...

옛날에... 철없든 새댁

  나가나  들어오나

언제나 내가 꼴찌로 밥을 묵는다.

친구가 물었다.

 ‘함께 시작했는데  니는 와 그리 못묵노.’

‘모르겠다. 치아가 시원찮은가.’

 

맛있는거 시키면 그 친구는 언제나  내 몫으로 남겨준다.

‘야는 영 못묵는다아이가..’

두 살  더 묵었다고 학교다닐때부터  맨날 챙겨주던 언니같은 친구.

곰곰  생각해봤다.

 

치아때문이 아이네.

결혼하고 아이도 없든 신혼 무렵에 토요일이면 거의

언제나 시부모님 뵈러 시골로 갔다.

 

인근에 사시는 시숙님과 조카들이 오면  거의 열명가까운 식구들.

밥상을 받고 함께 식사를  시작하면  꼭 마지막에 내가 남았다.

 

시모님께서

 ‘아가 어서 쌔기(빨리) 묵고 치우자.’

옆에 계시든 시부님께선

 

‘ 어허 애기 체할라꼬.’

‘거짓말이다 천천히 묵어라. 내 숭늉 갖다주마.’

 

‘예’하고는 가져다 주시는 구수한 숭늉을 받고

밥그릇 다 비우고 일어났다.

 

밥먹는거  쳐다보시며 그저 귀여워 어쩔줄 몰라하셨지.

이 담에   잘 살꺼라고 하셨다.

복스럽게 예쁘게 묵는다고.

 

시아버님이 그립다.

 생각해보면 부끄럽기짝이없네.

어찌 그리 철딱서니가 없더란 말인지.

 

..

 

'생각대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느는건 게으름이다.  (0) 2005.12.05
두번째 카메라.  (0) 2005.11.28
APEC 행사 딴지걸기.  (0) 2005.11.18
휴대폰으로.....  (0) 2005.11.17
볶은 땅콩 삶기.  (0) 2005.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