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본 척하고 있었든 화장실 청소를 티 잡히지 않을 만큼 해 치우고, 피곤할 때는 영화가 제일이라고
구시렁대며 골랐든 영화.평을 올리려고 작성하고 보니 몇년전에 봤든 작품이었다.
그때와 지금의 느낌이 이렇게도 다르다니 참 신기하기도 했다.
그때는 남편과의 갈등만 보였다면, 이번에는 부모와 종교로 인한 심한 갈등을 겪는, 한 사춘기 소년의 고뇌와 그것을 지켜보는 여판사의 번민이 함께 보였다. 어쨌거나 혼자 감당 못할 슬픔에 무너질 듯 힘들어하든 그녀를 붙잡아 준 사람은 남편이었고 둘의 관계가 회복되는 계기가 됐다. '엠마 톰슨'은 내면의 부드러운 감성을 감춘 강직한 역할의 판사를 멋지게 소화해 냈다.
현실에서 만날 수 없는 인격체를 영화에서라도 만나는 이 즐거움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으며 어쩌면 여성이니 남성이니가 그다지 의미가 없는 바람직한 인간상에 대해 푹 빠져드는 그 자체가 내게는 참으로 소중하다.
전문가가 쓴 그 영화의 평을 지금 읽어보니 역시 인생을 좀 지긋하게 살아봐야 제대로 보이는게 아닐까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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