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덥고 습기차고 이런 날씨에도 불구하고 옆지기랑 오늘 하루도 마음 맞게 잘 지냈다.
둘이서 약간 신맛나는 복숭아도 나누어 먹고 아이스크림도 나누어 먹고 이번 일요일에 온다는
손주녀석 이야기도 웃어가며 나누었다.
지금 쯤 저녁 먹으면서 롯데 야구 볼 시간인데 조금 전 지극히 사소한 일로 입씨름 하고는 저녁식사준비 하든것도
다 치워 버리고 컴앞에 앉았으니 뱃속에서 밥 달라고 쪼르륵 쪼르륵 난리다.
굶을 자신도 없는데 참말이지 난처하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오늘 아침 국제신문의 '오늘의 운세'가 문득 생각난다.
나의 '오늘의 운세'는 부부 싸움할꺼라고 조심하라고 딱 부러지게 씌어져 있었고 또 다른 신문에는
자기 중심적인 사고 방식은 버려야 한다고 씌여져 있었다.
그러니까 내 성격탓으로 싸움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별로 맞지도 않지만 아주 간혹이라도 나쁜 일은 더러 맞는 수가 있어 재미 삼아 보는데 정말 신기하네.
겸연쩍지만 할 수 없다.준비해 둔 저녁 밥상을 차리고 밥 먹자고 해야겠다.
오늘은 싸우는 날이라는데 어쩌겠노. 입씨름으로 끝난 걸 다행으로 여겨야지.
참하게 여름을 나려면 어쨌든 감정을 자제 할 수 있어야겠다.
아침 식사만 끝나면 모이시는 동네 어른 들은 아직 한번도 언성을 높이는 분 없이
부채질 살 살 하시면서 곱게 여름나기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