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허씨가 두번째로 집으로 초청한다는 연락을 했다.거리도 너무 멀고 밤에 귀갓길도 좀 그렇고...
거절하려고 맘 묵고 보니 문득 모두들 보고싶었다. 그러고 보니 꽤 오래 못 보았구나.
얼굴들이 선명히 떠올랐다.거의 삼년이 되어가는 만남이 아닌가. 드는 정은 모른다더니...
엊저녁 4시경 절영도로 향했다.그냥 가긴 그렇고 꽃이라도 한다발 살까.옛 시청앞 정류소 인근을 댕겨보다가 포기했다. 꽃집은 없었다.버스 정류소의 감 장사 트럭 주인과 시선이 마주쳤다.'감 사가이소'
미소를 잔뜩 담은 얼굴이다.'올해는 감이 하도 흔하고 마이 묵어서 별로 좋아안할낀데요.'
별로 살 생각이 없었지만 그냥 가긴 그렇고 속으로 망설이는데.'이 감은 특별합니더.
억수로 높은 산에 감이라 무진장 달고요,특히 씨가 없음니더.'
특별한 감이라며 맛보기로 한조각 준다. 정말로 굉장히 달다.
이 아저씨 정말 장삿군이다.식구들 고생은 안시키겠다고 했더니 싱긋 웃는다.
마침 그 집에 감이 없었고 '이 감은 특별한 감이거든요. '감 장사가 했든 그대로를 읊었더니 한바탕 웃고
특별하다는 그 말에 모두들 감 한조각씩을 든다. ' 야, 정말 달고 씨도 없어서 맛있네요...'감도 잘 팔렸다.^^
미소띈 표정과 재치있는 말 한마디의 선택으로 장삿꾼도 손님도 감을 먹은 사람들도 모두 즐거울수있었다.
꽃이 없으니 차라리 그냥가려 했다가 감을 사간게정말 잘했다고 순간의 나의 선택을 치하했고
그 아저씨는 좋은 인상으로 남았다.
몸도 부실하여 독신 생활을 하는 사십대의 남자가 직접 모두 만든
정성이 가득한 식탁에 초대해주어 감사했다.
차마 거절하기도 그렇고 약간의 부담이 느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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