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길로 내려오면서 내일 아침엔 쑥국을 끓여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속으로 짐작해 보니 오늘은 날씨가 매우 궂어 쑥 캐러 갈 사람이 있었을까 생각하는 도중
시선이 딱 가는 곳이 있었다.
덩치가 산 만큼한 아가씨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앉아 있는 앞을 보니 쑥이 조금 있고 그 옆에는 냉이가 조금 놓였는데 딱
우리 집의 필요한 만큼은 남아있었다.
오늘 쑥 캔거 2만원 벌었고 이것만 팔면 다 판다고 자랑하며 사가라고 졸랐다.
가만 보니 손이 좀 가야겠다 싶었지만 샀다.
밑으로 주욱 쑥을 앞에 두고 앉은 할매들이 많았지만
이 아가씨가 가장 용돈이 필요한거 아닐까 싶었다.
굴도 사고 금방 다듬은 쪽파도 샀다.
약간의 돈으로 흠뻑 봄을 산 기분이다.
살짝 데쳐서 초장에 무치면 입맛이 살아난다.
굴의 향기와 어우러져 한결 개운한 쑥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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