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한지 6년째인 큰 아이가 결혼하고 처음으로 몹시 힘든 목소리로 엄마를 불렀다.
일본여행갔다 오면서 맹장염증세가 온것을 아픈걸 참고 일정을 끝내고 오다보니 복막염초기 증세로 되었다고했다.
병원에서 죽을 먹으라고 나오긴 하는데 오래 안 먹어서 인지 도무지 넘어가지 않고 기운이 하나도 없는데
내일쯤 퇴원할것 같다고도 하면서.
어제 만 해도 잘 먹고 있으니 걱정 말라기에 그런 줄만 알았는데.
며눌은 사실 시원이 동생이 생긴지 삼개월째라 음식 만지기가 쉽지않은 모양이고.
볼 일이 있어 나가려다 놀라 가슴이 철렁했다.
웬만한 일은 그저 별일없는듯이 엄마가 걱정할까봐 그렇게 넘어갔든 아이였기에
정말 놀랐다.
잘 먹는 삼계탕용 작은 닭 한마리에 찹쌀과 마늘과 대추를 넣고 죽을 끓이고 고구마를 조금 사서는
쩠다. 옷도 갈아입을 정신도 없이 들고 가서 한 공기를 퍼주니 다 먹었다.
에휴...다행이다.
반찬을 잊고 그냥 가서 편의점의 작은 김치를 한 봉지 사서 물에 씻어 주었더니
아마도 그게 입맛을 당겼던가 보다.
6시 . 며눌은 정기 검진차 병원에 들렀다 와야해서 늦다길래 아들 저녁 챙겨주고 시원이 주려고 고구마 한개랑
닭죽 한공기를 갖고 와서 유아원의 시원이 데려와 먹이니 또 얼마나 잘 먹든지. '고기 더 주세요.'
하길래 '내일 한 마리 사 서 삶아줄께' 하니 '세마리 사세요' 한다.
오늘 내가 한 일은 좀 뿌듯하고 대견하다.
내일 퇴원하면 한 며칠은 아들의 식사를 챙겨줘야 할것같다.
황진이님의 음악을 깔아놓고 아들넘의 방에서 컴 앞에 앉았는데 밤은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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