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대로...

시어머님과 목욕.

은빛여울 2006. 5. 19. 19:29

 

 비도 오고  어쩐지 기분도 꾸무리해서  목욕을 갔다.
연세드신  노인들이 많이 오셨다.

 

아마도  몸도 찌뿌드하시니  뜨거운 목욕 생각이 나셨겠지.
  문득 시모님 생각이 났다.

 

살아계시면 올해 106세가 되시네.
가신지 어언 십년.

 

한달에 한번씩은  꼬옥 오셨고 그때마다 목간가자고 하셨다.

아들 좋아하는 것 손주 좋아하는 것 


야채나 콩이나 반찬꺼리 가져온  보따리  내려놓고는
손주들  챙기셨다.
 
잠시 쉰후엔 어김없이

 

  '메눌아 목간가자.

 

 목욕하는데는 이십분도 안걸린다.

 

'고만 씻거라  됐다. '

 

'때가 아직 나오는데예.

 

'야야  남은거는 훗분에 또 씻꾸로  고마 나가자.
우째 항꾼에(한꺼번에) 다 시끌라카노.(씻으러하노)

 

 예 하고 따라 나오는 착한 메누리였다.


'아입니더  라든지 안할랍니더.'

 

 이런 말은 별로 해본기억이 없다.

 

'아이고 씨언타.  보래  목간비는 암만 많이 줄라캐도
항개도 안 아깝다.'

 

얼마나  좋아하시든지.....

 

차츰 여위고  휘어져가는 어머님의 등을 씻어 드리면서
 마음이 너무나 아프든 기억이 새삼스럽다.

오월도 어느새 저물어 가네.

 

 


날씨 탓인가  어슬렁 어슬렁  산책 나왔는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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