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대로...
부평동 이비인후과.
은빛여울
2005. 9. 27. 08:46
어제 아무래도 쓸 수 없는 화선지 백장을 들고 부평동으로 나갔다.
사정을 하고 손해를 보드라도 환불이나 좋은 종이 있으면 교환이라도
할까하고. 도저히 쓸수없다고 사정을 해 봐야지. 버릴수도 없고.
삼보당주인에게 전화해 놓고.
차에서 내리는 순간 멀미처럼 현기증에다 구토까지.
종이에 기대어 앉았으니 꼼짝할수도 없었다.
모두들 그냥 물끄러미 지나가는데 어떤 남자가
다가와서는 어디 아프냐고 부축해줄테니 차를 타고 가겠느냐고
친절하게 물어와 간신히 바로옆의 병원으로 갔다.
화선지전지의 무게가 장난아닌데 정신이 아롱아롱하는 여인과 함께 이층 병원으로
데리고 올라가신 분의 얼굴도 연령도 알 수 없다.
어떻게든 찾아서 고맙단 인사를 하고싶은데..
시큼한 음식물을 죄다 토하고 나니 겨우 진정이 되어
외출좀 하지말고 집에서 안정하라든 남편한테 연락하기싫어
.막내 여동생을 전화로 불러 집으로 왔다.
종이는 병원구석에 세워놓고.
체했단다. 참 별나게도. 오늘 아침엔 이렇게 멀쩡하네.
그동안 나이에 비해 건강하다고 너무 까불었든지 좀 자중하라는
신호가 아닌가 싶다.
날씨도 이렇게 좋은데 집에만 꼬옥 붙어 있으라니.
나의 가을은 어째 더욱 쓸쓸할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