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꿈.
내겐 잊지못할 꿈이 하나 있다.
이상하다 그러고 보니 꿈을 무지 많이 꾸었는데 어째서
이 꿈만은 컬러 까지도 선명하게 내 속에 각인돼 있을까?
그때는 막내 동생이 결혼한 직후였다.
이런 벌써 그리 됐단 말인가.
꼭 며칠전의 일같다.
내 어머니는 장녀인 내가 24세 막내인 남동생이 여덟살때 세상을
뜨셨다.
오래도록 우울증을 앓으셨고 사연도 많지만 그걸 다 쓸수는 없다.
지금 내가 유추해 볼수 있는 현실적인 이유라면
엄마의 맏동생이 우리 집을 담보로 은행융자를 받아서
수산업에 투자했으나 사기를 당해 홀랑 날려버리고
간암까지 걸려 돌아가셨을때 엄마는 치명적인 골병이 드셨다는 것
괴로워 통곡하시든 엄마의 그때 모습 잊을수가 없다.
무척 아끼든 동생의
죽음은 정신적인 공황까지 와 그때부터 우울증의 반복.
하여튼 그 끝으로 암 발병하시고 수술한지 일년만에 가신
어머니.
자식에 대한 사랑은 참으로 대단하셨든 어머니
어찌 고이 눈을 감으셨겠는가.
언제나 꿈에 보이는 어머니는 괴로움을 호소하시는 찡그린 얼굴.
칙칙한 옷차림 무슨
시궁창같은 곳에 넘어진 모습.
언제나 그런 어머니의 꿈속의 모습은 얼마나 슬프고 가여웠든가.
그러니 막내의 결혼식이 끝난 직후의 꿈에 나타난
어머니는 예전의 어머니가 아니셨다.
나는 부엌에서 뭔가를 하고 있었는데 문을 열고 어머니가 들어 오셨다.
어머니의 옷은 아주 은은한 핑크빛의 치마와 저고리 한복
차림이었으며
머리뒤로는 후광이 환하였다.
이 놀라운 꿈에서 나는 어머니의 아름다움과 평화로운 표정에 진정
놀랐었다.
우리는 서로 얼싸안았다.
그리고 내가 물었다. 엄마 이제는 아픈데는 없어요?
응 이제 다 나았다.
계신곳도 좋고요?
'그래 인자는 참 편안하고 좋다.'
그렇게 조금 더 안고 있을껄.
엄마 내가 상차릴께요.
식사좀 하고 가시구로.
그렇게 놓고 보니 어머니는 이미 안계신게 아닌가.
어머니를 부르다 꿈은 깨어버리고 잠이 들면 다시 만날까하여
아무리 눈을 다시 감아봐도 그 후로는 한번도 안보이는 나의 어머니.
아침까지 뜬눈으로 보낸나는 다음 날 동생 여섯에게 모두 전화를
걸어 엄마를 만난
이야기를 했었다.
그 후로 여태껏 꿈에 안보이는 어머니.
.
막내의 결혼을 아시고는 맺힌 마음 다 풀어버리시고
혼백이나마 편안한곳으로 가신것일까.
자식에 대한 걱정은 다 놓아버리시고.
꿈이 흑백이라고 하는 사람말을 그래서 나는 믿을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