蓮.
맥도와 삼락에서 만나다.
은빛여울
2023. 9. 16. 23:14
며칠 전에 연꽃이 많았다는 믿을 만한 소식통의 귀띔을 믿고 찾아간 맥도생태공원, 넓고도 넓은 벌판에 거대한 연잎과 그 사이사이 풀들만 무성하게 방치해 두고 생태공원이라 이름 붙여놓고 낯간지럽지 않은가 몰라.
몇송이 아니면 한 송이쯤이야 있겠거니, 했는데 무정하게도 단 한송이도 눈에 띄지 않았다. 길치 주제에 찾느라고 고생한 게 아깝지만 계절의 변덕이 원인일 수도 있으려니와 걷기 운동 겸이니까 별로 불평할 건 없다.
인사도 안 남기고 떠난 친구나,약속한 장소에 예고 없이 나오지 않은 사람처럼 서운한 거다. 그래도 오늘 오후 비 오는 창밖을 보다 불쑥 찾아간 삼락공원에는 그나마 서너 송이 반겨주었다. 연밭이 쓸쓸한 계절이 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