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대로...

신문을 읽다가. .

은빛여울 2023. 4. 25. 10:46

아침밥을 먹으며 조간 신문을 읽다가  문득 시어머님 생각이 났다.

젊었을때 옆지기 출근한후 밥상을 앞에 둔채로 조간을 읽는게 습관이 돼 한 달에 한번 시모님이 오셨을때도

그러고 있으니 어머님이 '밥상이나 치우고 신문읽지? '하셨을때 '예'하는게 아니라 '다 읽고 할께요'

그 뒤로는 한번도 그런 말씀이 없었기에  나도 잊어버렸었다.

그런데 시모님이 96세에 세상떠나기 전 손주며늘에게  '느그 숙모는 다 괜찮은데 밥상을 앞에두고 신문보는거는 영 마음에 안들더라'고 하셨다는게 아닌가.  그때는 시어미가 된 나이 였으니  그제서야  정말 죄송했다. 우째그리 철이 없었을꼬.

우리 며눌들 중에 그런다면 나는 어떻게 할까? 그냥 내가 밥상을 정리 할것같다. 아무나 하면 어떻노 하면서. 

그러면 미안한 며늘이  신문을 내려놓고 일어섰겠지. 어느 시모님이 현명하신가?

당연히 밥상을 치우지 않으신 나의 시모님이다. 나는 천천히 다 읽은 후 느긋하게 설겆이를 해 치웠으니까.

한글을 모르셨든 시모님은 가끔 학교에 안보낸 부모님을 원망하셨는데,  시모님께 한글을 가르쳐 드리지 않았든 일은 정말 후회되는 일 중의 하나이다. 시아버님이 가시고도 30년은 더 지나 가셨으니 얼마나 외롭고 적적하셨을까,

멍청한 며늘이었어요 어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