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대로...
함께 보는 '롯데야구'..
은빛여울
2011. 8. 10. 23:02
가끔 오후에 외출했다 귀가 했을 때 옆지기가 거실에 있는 지 자신의 방에 있는 지를 보면
그 날의 롯데 경기 내용이 드러난다.
거실의 신형 티비를 마다하고 작은 구닥다리 티비로 다른 팀들의 경기를 관전하든가
끄고 있든 가 하는 날은 틀림없는 '롯데' 졸전의 날이다.
보기엔 느긋하고 마음이 푸근해 보이지만 역시나 외모는 사기성이 농후하다.
슬그머니 과일이나 군것질 꺼리를 들고 내가 티비를 켠다.
성질이 더럽게 급했든 나는 나이 들면서 꽤 너그러워졌다.
지긋이 참고 끝까지 봐 준다.
오늘도 마침 들어오니 거실은 침침하고 조용했다.
'흠 또 졌구나!'
'지기도 하고 이기기도 하는거지. 무슨 팬이 이길때만 보노?'
궁시렁 거리며 켜 보니 3대 1의 스코어.
마침 전준호의 등판이다.
일루에 주자가 한 사람 나가 있었고.
'전준호 안타 한방 날려라 화이팅!'
내 응원을 들었는지 멋진 안타를 날려준다.
아깝게 팬스를 맞고 떨어졌다. 홈런 될뻔 했다 아이가...
그렇게 슬슬 반전으로 돌아서더니 역전을 했고 끝에 가서는 간신히 1점을 지키며 경기는 끝났다.
인상을 펴고 거실로 슬슬 나오는 옆지기.
오늘의 승리투수 고원준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부산=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