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대로...
생각나는 일.
은빛여울
2009. 9. 27. 09:36
식탁에 앉아 식기도 치우지않은채 신문을 펼친다.
습관이 되어 예사로운데 오늘 아침엔 문득 시모님 생각이 난다.
신혼때 부터 밥상머리에 그냥 앉은채로 조간을 펼쳤는데 다니러오신 시모님께서
밥상이나 치우고 신문을 보라고 한 말씀 하셨다.
다 보고 치우겠다고 말대답까지 하고 다 본후 치웠다.
그 후로는 아무 말씀도 안하셨다.
뭘 잘못했는지도 모른체 세월이 흘러 시모님이 돌아가시기
두어달전 어머님이 조금씩 달라지셨다.
며눌과 손주 며눌 딸들의 흉을 조금씩 보시는게 아닌가.
96세에 가신 시모님은 병치레를 모르셨고 밥에서 된죽으로 묽은 죽으로 미음으로
서서히 곡기를 끊으시더니 눈도 귀도 안보이고 안들리고
그리고는 먼길을 가셨다.
딸들에게는 맘에 안드는 옷이랑 사다주어 채곡채곡 개어두었다며 에미의 성질도 모른다고 서운해하셨다.
사왔을때는 훗분(다음)에 입겠다면서 받아놓으시더니.
큰며눌은 욕심많다고, 손주 며눌은 사내를 너무 밝힌다고(부부 금슬이 너무 좋다고^^)
내 흉은 시골의 질부에게 보셨는데 밥상 놓아둔채로
신문보는것만 아니면 크게 나무랄거는 없다고 하시드란다.
요즘 생각해봐도 나는 가정 교육 덜된 여자가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