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대로...

부산에 눈폭탄 내린 날.

은빛여울 2005. 3. 7. 08:35

살아가면서  매일 혹은 주 단위  월 단위 아니면 년  단위로  이렇게 저렇게 세우고  궁리하는모든  계획들  그대로  지킨다는거  내겐  불가능한 일인듯하다.

 어째서 이럴까.  의지가 약한가. 변덕이 죽끓듯 하는건 왜 그럴까.불과 몇달도  아니 어떤 사안은 며칠도 못간다.

에이 모르겠다.하기싫다.해서  뭘 하겠다고.어디에 쓰겠다고.쓸데없는 짓이다.고마  치워라.

 이러 저러하게  말을 갖다붙이고는  던져버리든지 밀쳐버리든지.팽개쳐버리는 나. 이러니까 맨날 요렇게 사는 모양이지뭐.게으르고 멍청한  내가 정말 한심하구나...

 어제는 모처럼의 폭설로 거리는 엉망이었고  모임의 회원이  사위보는 자리에 참석하고 뒤풀이도 그저  시시하게 하고 돌아왔다. 내 부츠는  눈녹은 물에 흠뻑 젖어  버렸다.

 때때로 사람들은 나이에 걸맞지 않게 욕심이 그득한 모습을 보여  날 실망시킨다.무슨 심사가  그럴꼬. 지금 나이에 조금 더 모아서 뭘하려고.만나고 싶지않은 사람들을  만나지 않아도 되면 참 좋겠다.

 하얗고  정갈하든 눈의 아름다움은 아침  우리집 창밖에서 보든 그 순간 뿐  마치 시궁창의 구정물처럼  더럽게 변한것도기분나쁘게 하는데 일조를 했다.

 그렇구나  모든 정갈한것들은 저렇게  변질되는것이구나.택시를 몇번을 타고  지하철로 갈아타고 하는 동안  내 몸도 마음도부츠처럼 젖어 버렸고 무거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