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대로...

눈 소동.

은빛여울 2005. 1. 17. 08:41

  모임은 오후  1시.
엊저녁 한바탕 입씨름한뒤 
 보기도 싫고 말하기도 싫어 내 방에  배 깔고

 

누워 신문을 뒤적이고 있었다.

 

방문을   열더니  밖에 눈 억수로 온다. 하면서 싱긋 웃는다.
미안하단 말도 없이.

 

  창밖을 보니   함박눈이  훨훨이다.
흠 이렇게 흐드러지게 퍼붓는거 보기 힘들지.모임 핑계대고  틀림없이 밖으로  나가야지.
10시가 지나니  슬슬 전화가 오기 시작한다.

 

차가 다니기 힘들겠으니  모임을 연기하든지 다음달에
하든지  하란다.나는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눈온다고 안나오면 

안된다고  못오면 할수없고  올수있는 사람만 오라고
근엄(?)하게  전화한 사람마다  말해놓고  나갔다

 

택시타고 나가서 지하철로 갈아탔다.
충무동에서  오분정도 걸어야  약속 장소로 가는데 

부산에서 이렇게 눈을 펑펑 맞아본 기억이 없다.
  도무지  눈앞이 보이지 않았다.

 

부평동의 도로가 하얗고  상가의 지붕들도 모두 하얗다.
와우  근사하다.  부산에선 보통 내리면서 녹거나 아니면
아침에 나가보면 쌓여있거나 했는데.

 

모임장소에 가니  세상에나  15명중 나 포함  네명이다.
원래 손님이 많아 예약해야 하는집인데아무도 안오고 우리 네사람.
쥔이 서비스를 무진장 내면서  고마워한다.

 

귀갓길 버스도  없이 한산한 거리 반짝이는 눈이
밝은 햇살아래  은빛으로  빛나는 오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