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대로...

반찬투정.

은빛여울 2004. 9. 16. 19:24

 가을에다 비마저 오니  마음은 한없이 가라앉아  어딘가로 휭하니

떠나고 싶은 마음 작은 넘 생각하고 그냥 꾹 참고 있는데.

 

마누라의 착잡한 심정 눈치도 없는 남자가

밥맛없다고 궁시렁 거린다.

 

이제사 치아가 조금씩  이상이 생겨 칫과에  다녀오면

그냥 죽는 시늉이다.

 

문디  엄살꾸러기.  멍청이. 왕자병쟁이. 목석.

 

멀그니 쳐다보면서

속으로  궁시렁거리다가  보니 아프기는 햇는지  볼이 홀쭉하다.

 

 한숨 폭쉬다가 시장엘 갔더니 마침 살아서 열개의 다리로

댄스를 하고 있는 앙살게가  보여서  샀다.

 

반은 진간장을 부어 게장 담그고 절반은  된장 반숫갈 넣고  국간장과

고춧가루로 국물을 만들어 붓고 애호박 풋고추 파  마늘

 송송썰고 다져넣고

끓여 맛보니 먹을 만하다.

 

입에 맞는지 아뭇소리없이 밥 한그릇  다 비웠다.

조금만 입에 안맞으면 무슨 음식 맛보는 시험생마냥  고개를 요리조리

젓고 머가 안들어간냐고  궁청거리는데. 

 

밉기는 해도 우짜겠노.

다시 이 만한 사람이 내꺼 될 가망은

 없지 싶고.

 

 밥그릇 깨끗이 비운걸 보니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