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설치게 하는 이유도 가지가지다.
엊저녁엔 웬넘(년?)의 바퀴벌레가 나의 좁아
빠진 화실겸 침실을 방문한 것이다.
그도 외로웠든가.
아니면 먹내음이 좋아 은근슬쩍 발걸음을 들이밀었든가.
좌우간 명을 다할때가 됐든 모양이다.
자정 가까워 이젠 자야지
읽고 있든 '서예와 문인화'를 덮는 순간 놈은 내 눈에 띄이고 말았다.
엄마야 비명소리와 동시에 덜덜 떨며 빨간몸통의 약병을
손에 쥐고 스프레이를 쏘아댔다.
속으로 엄마야 저게 어디로 갈까
작은 넘을 깨울까
옆지기를 깨울까
우짜꼬 잠깨운다꼬 억수로 머라 할낀데..
잠시후 책꽂이 위로 스르르 기어 내리는데 가까이는 못가고
멀찌기 보니 어디있는지 안보이네.
자야되는데 불을 켜놓을까 잠들면 사부작거리며 내가 자는 곳으로
기어오면 우짜노.
방울이년은 내가 엄마야 하는 순간 어디로 달아났는지 콧배기도 안보인다.
문디가시나 다른 개들은 주인을 위기에서 구하고 목숨을 바치기도 한다
카든데 지가 먼저 숨따니 의리라꼬는 병아리 오줌 만큼도 없네.
잠을 못들고 뒤척거리다가 날이 밝았다.
온종일 눈은 시리고
공부시간에 졸려서 볼펜 궁디로 죄도 없는 이쁜 허벅지를 꾹꾹
눌려 잠을 쫓는다고 싯겁묵었다.
아침에 보니 방문앞에 나와 하늘을 보고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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